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薄氷:살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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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이 있다 -_-

2011. 10. 10. 02:49 | Posted by 薄氷:살얼음

그제 토요일 중고식탁 사러 가기로 했는데
판매자랑 연락할 때부터 묘하게 기분이 안 좋고 찜찜하더니 결국 그제어제 이틀 연속으로 완전 마가 낀 날이었다.

식탁 판매자도 뭐 물어보면 완전 단답형으로 대답해샀고...
전날밤에야 퇴근이 늦어 피곤해서 그렇다 쳐도 담날 전화를 몇번씩 해도 받지도 않고 말이야...
어찌어찌 집앞까지는 잘 찾아갔는데 입구가 눈에 잘 안 띄는 곳인데다가
지하에 있다는 시간제 주차장은 왠일인지 오늘만 만차라네;;; 판매자도 듣고 놀래던데;;; 맨날 비는 곳이라고 그럴리가 없다고;;;
돌아나올 수가 없는 구조라 그냥 그대로 후진밟아 나오느라 마모짱 땀뺐다.
좀 떨어진 곳에 있는 주차장에 차 대놓고 가니 입구가 왜이리 찾기 어려워 -_-
건물주변을 몇번이고 돌다가 겨우겨우 다시 입구 홀에서 거주동 입구를 찾아 들어갔는데...
나츠 업고 마모짱이랑 식탁 들고 나올 생각이었는데 애 업을 처네를 안 들고 왔네????
결국 판매자한테 부탁해서 맨션 로비에 갖다놓고 마모짱이 차몰고 올때까지 기다렸는데
차 트렁크에 식탁 싣고 나가다가 맨션 진입로 인도랑 차도를 구분하는 철봉에 차를 박았네그려 -_-;;;
철봉은 빠지기만 빠진거라 그냥 되돌려놓고 나왔는데 나와보니 범퍼 깔끔하게 긁었네 그랴...
저번에 앞차 스쳐서 범퍼 교환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사한다고 돈나갈데가 천지딱가린데... 어휴

원래 그쪽에 있는 가구 아울렛에 좀 들렀다 갈라고 했는데
그냥 기분잡쳐서 집에 갈라고 하다가... 마모짱이 그냥 차 돌려서 카시와에 있는 큰 가구점에 들리러 고고.
가구점 가기 전에 늦은 점심을 먹었는데 나츠가 입에도 안 대네? 밥은 몰라도 스파게티는 먹을줄 알았더니...
나츠도 먹이고 하려고 빵 사들고 가구점을 가서 이것저것 보는데
나츠 기저귀를 갈아줬더니 완전 울면서 난리가 나고 덤으로 젖내노라고 뻗댄다...
밥도 안먹고 빵도 조금밖에 안 먹더니 배가 고프던가보다.
할수없이 차에 돌아가서 젖 먹이고 다시 나와서 결국 식기장+렌지대 사버렸다...
중고샵 가서 피곤해지느니 그냥 새거 사는 게 정신과 시간적으로 이롭다는 결론을 내렸다.

가구 사고 집에 갈려고 가구점을 나서는데 저녁 바람이 차더라.
나츠가 신나서 가구들 사이를 뛰어다니는 바람에 머리에 땀이 흥건했는데... 결국 밤늦게부터 열이 나더니 오늘은 설사도... 병원갔더니 감기크리 -_-;;;

집에 가려고 도로를 탔는데 미쳤는지 평상시에 잘 막히지도 않는 데서 사고가 나서 고속도로는 25분 넘게 정체라 그러고...
일반도로도 장난 아니게 막히고...
차안에서 한시간 넘게 갇혀있다가 결국 포기하고 식당에서 밥먹고 가기로 했는데
나츠가 또 입에도 안 대네??? 우동은 잘 먹어서 혹시나 먹으려나 해서 일부러 시켰더니...

집에 가는데 마모짱은 왠지 운전에 집중이 안된다며 멍하니 있다가 브레이크 헐렁하게 밟는 바람에 뒷차 박을뻔하고...

집에 와보니 나츠 열나고... 찡찡대고... 잠도 밤 11시 될때까지 안 자고...
결국 오늘 오전 5시에 열이 많이 나서 깨고... 설사도 하고...
나는 피곤해서 하루종일 죽을 거 같고... 병원 델고 갔다오고...
폴리오(소아마비)접종이랑 감기가 겹쳐서 난리를 치네 -_-

하루종일 나츠는 징징대더니 결국 밤 10시 다되어 자다가 12시쯤에 미친듯이 울면서 깨고...
한 30분 달래서 겨우 재웠네;;; 남들보면 영아산통인줄 알겠다;;; 그거 끝난지가 언젠데;;;



아 어제오늘 진짜 무슨 이런 날이 다 있어 진짜... 엿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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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입니다.

2011. 3. 21. 07:50 | Posted by 薄氷:살얼음

3/16부터 한국 친정에 와있습니다.

당분간 한국에 있을 예정입니다.

연락은 한국 집 or 블로그로 부탁합니다~

지진발생후 3일째

2011. 3. 14. 00:38 | Posted by 薄氷:살얼음
지진... 쓰나미... 원전사고...
거의 모든 TV채널에서 지진, 쓰나미, 원전사고 관련 방송밖에 안 합니다.
계속 보고 있으면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아요.
한시간 단위로 100명씩 늘어나는 사망예상자수...
쓰나미에 말려들어 사망한 두 딸의 시신을 발견하고 우는 아버지...
발이 느려 따라오지 못한 할아버지의 시신을 발견하고 우는 여자분...
집이 없어졌지만 산 것만 해도 어디냐며 울먹이는 아주머니...
보고 있으면 힘들어요.

다행히 라디오에서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올드팝을 계속 들려줘서
힘들어 못견딜 지경이 되면 라디오를 듣습니다만
라디오는 여진 속보가 빨리 안나와서요... 어쩔수없이 TV도 계속 봐야 하네요.
참 괴롭습니다.

여태까지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는 마을들에서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죽고...
서있지도 못할 정도로 건물이 흔들리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이런 건 나와 전혀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이었는데
갑자기 아무 일도 없던 내 일상속으로 <지진>이라는 비일상이 거침없이 침입해 들어왔습니다.
여태까지 나에게 제일 큰 걱정거리는 나츠키와 마모짱이 아픈 것 뿐이었는데
이젠 조금만 흔들린다 싶으면 무서워서 심장이 두근거려요.
제때 못 나가면 어떡하지... 오래된 건물인데 괜찮을까... 혹시 계단 내려가다 넘어지지 않을까... 대피소 가야 하면 힘들지 않을까...
가만히 있어도 집이 흔들리는 것 같아서 견딜수가 없네요.

핸드폰을 고를 때조차 비상시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어요.
소프트뱅크가 진짜 짜증나게 이틀 가까이 안 터졌어요. 도코모로 바꿀까 생각중입니다.
하지만 스카이프라던가 이런 거 쓰려면 역시 아이폰이 편하니 고민중이네요...

아직도 솔직히 힘들어요. 강도는 세지 않지만 여진이 계속 오고...
그나마 2~3일째부터는 빈도도 매우 많이 줄었지만
3일안에 진도 7쯤 되는 여진이 올 가능성이 70% 이상이라는 예측이 나와서 너무 불안합니다.
마모짱이 같이 있어서 좀 낫긴 하지만... 어쩔수없이 어두워진 후에 마모짱이 외출하게 되면 심장이 두근두근 하는 것 같아요.

도쿄는 표면상으로는 조용한 듯 하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폭발하기 직전인 듯 싶네요.
원전사고때문에 전력량이 매우 부족해져서, 오늘 오전부터 지역별로 정전이 되는데
정전 발표 이후에 가게들이 난리가 났다는군요.
마모짱이 급히 가서 건전지를 넣는 라디오와 전지 여분을 사왔는데
딸랑 그거 사오는데 줄 서서 30분쯤 기다렸나봐요. 아무리 기다려봐도 안오길래 전화걸어보니 카오스 상태라네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번 일의 뒷처리가 다 끝나도 아마 기분이 지진 전처럼 돌아가지는 못할 것 같아요.
당장 집 짓는 건에 대해서도 방재용품 이거저거 갖추자, 정전에 대비해서 태양열 발전 시설 갖추자... 하며 끝없이 이야기가 나오네요.
일본에 사는 이상은 감안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모르고 살았으면 했는데...

어쨌든 나와 내 가족에게 앞으로도 아무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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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일단 괜찮습니다.

2011. 3. 11. 21:32 | Posted by 薄氷:살얼음
생존보고...

낮에 한겹 잠옷바람으로(...) 한시간 정도 밖에 나가서 낫키를 안고 잔디밭 돌의자에 앉아 덜덜 떨며 심하게 흔들리는 건물 로비 유리창을 멍하니 보고 있었습니다만... 어쨌든 지금은 집입니다.
15시경에 발생한 지진 때문에 한번 밖에 나갔다가 아무것도 안 챙겨나온 바람에 추워서 잠시 지진이 멈춘틈에 다시 집에 들어가 핸드폰이랑 제 외투 가져와 낫키를 감싸안고 밖에서 한시간 정도 기다렸습니다.
16시 넘으니 다들 들어가는 분위기고 너무 춥고 아기도 있고 해서 일단 집에 들어왔는데... 그 뒤로도 계속 여진이 이어져서 진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몇번이나 낫키를 안고 집 밖 복도로 뛰쳐나갔는지... 한번은 꽤 흔들려서 엘리베이터 홀까지 뛰어가 계단참에서 여차하면 바로 내려가려고 대기하고 있는데 다행히 잠잠해지더군요.

일본 온지 만 6년이 지났는데 이렇게 심한 건 또 처음입니다.
지금 옆에 물컵에 물 담아 놓아두고 있습니다. 쇼크가 컸는지 아까부터 계속 몸이 흔들리는 기분이 드는데, 물컵에 든 물은 안 흔들리는 걸 보면서 진정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만 방금 또 흔들렸군요. 물컵의 물이 크게 흔들려서 전기난로를 급히 끄고 일어나서 자고 있는 낫키 쪽으로 움직였습니다만... 다시 멈췄습니다.

수도, 전기, 가스(는 될 거 같지만 지금은 별로 켜고 싶지 않네요...)는 멀쩡한데, 도저히 진정할 수가 없습니다.

처음 집에서 뛰쳐나갈 때, 너무 심하게 흔들려서 혼자서 계단을 내려갈 수가 없었습니다. 집이 6층이라는 걸 지금처럼 저주해본 적이 없습니다. 같은 6층에서 뛰쳐나온 청년들이 제 팔을 잡아줘서 겨우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나츠키를 안아주겠다고 했지만 도저히 넘겨줄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가 제 팔에서 떨어지면 금방이라도 비명이 나올 것 같더군요. 1층에서 흔들리는 건물을 멍하니 보면서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버튼을 누르는 손가락이 덜덜덜 떨리는 겁니다. 비명은 어찌어찌 억누르는 게 가능했는데, 그 쇼크가 몸으로 가더군요. 

9kg 다되어가는 아이를 안고 엉망진창인 머리에 색도 엄청난 잠옷차림으로 맨발에 운동화 구겨신고... 나중에 진정되면 창피해서 웃을지 모르겠지만 도저히 여력이 없었습니다. 외투는 무슨... 혹시나 싶어 열어둔 문으로 뛰어나가는 게 고작이더군요. 낫키에게 입힐 옷마저 못 가져왔다면 설명이 될까요. 잠시 지진이 멈춘 틈에 덜덜덜 떨면서 6층까지 올라가 외투와 집열쇠, 핸드폰만 겨우 갖고 급히 다시 나왔습니다. 옷갈아입을 정신도 없더군요. 낫키에게 제 외투를 입히고 저는 덜덜 떨면서 바깥에서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집에 들어와서도 집 문을 닫을수가 없었습니다.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른다... 당장 뛰어나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놔야해... 라는 생각만 들더군요. 추위에 덜덜 떨면서 외투를 챙겨입고 낫키도 꽁꽁 싸매놓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답답한지 짜증내더군요. 그래도 어쩔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낫키가 잡니다. 밤에 또 아까같이 심한 지진이 발생하면 어쩌지... 하고 저는 잠을 못 잘 것 같습니다. 집 문을 닫아놓은 게 너무 무섭습니다. 안쪽 문은 열어놨지만 바깥 문은 아무래도 추우니 닫아놨는데, 너무너무 불안합니다.

지하철, 전철, 도로... 전부 멈췄습니다. 일부 재개된 것 같지만 그래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남편은 회사근처에 있나봅니다. 지금 들으니 미타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데 오늘 안에 집에 돌아올 수 있을까요... 혼자 있는 게 너무 무섭습니다. 밤에 또 흔들릴까봐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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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가라는 신의 계시인가...

2010. 8. 26. 09:39 | Posted by 薄氷:살얼음
이하 좀 비위상하는 내용 들었심 ㅠ_ㅠ







4년 넘게 살면서 이런 일은 또 처음이다 ㅠ_ㅠ

하필이면 고르고 골라서 왜 거기... ㅠ_ㅠ

진짜 이사를 가라는 신의 계시인가 ㅠ_ㅠ


주택론 대출옵션좀 알아봐야겠다.... 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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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사고 났었음 (가벼움! 걱정말것!)

2010. 3. 24. 11:18 | Posted by 薄氷:살얼음
3/20 토요일.
아침일찍 시즈오카현 고템바시에 있는 고템바 프리미엄 아울렛에 가서 놀다가 오후 5시쯤에 출발했으나
고속도로의 심한 정체 때문에 오후 6시를 좀 넘긴 시각에 초대형 휴게소(일본에서는 SA - Service Area라고 한다)인 에비나 SA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정체 상황을 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마모짱이 회사에서 지급된 노트북과 인터넷 연결용 USB 커넥터를 가지고 왔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일본교통정보센터의 홈페이지에 연결해 고속도로/국도의 정체 상황을 한눈에 간단히 알 수 있어서 많이 도움이 되었다.
차에 내비게이션은 설치되어어있지만, 전체 고속도로/국도의 상황을 한눈에 보기는 힘들다.
라디오 교통정보는 40분에 한번밖에 방송안하니까, 상태파악에는 도움이 안 된다.

도쿄에서 시즈오카현 쪽으로 차로 이동하려면, 보통은 도쿄 중심부를 원형으로 연결하는 수도고속도로로 시부야까지 이동해, 시부야 근처에서 동명고속도로로 갈아타는 루트를 선택한다. 거리상으로 가장 짧다.
다만,
1. 수도고속도로의 특성상 오전 7시를 넘기면 차량 정체를 각오해야 한다. 수도고속도로는 평상시에도 그냥 포기하고 사는 게 속 편하다; 평상시에도 사고 발생률이 엄청 높고, 길이 좁은 탓에 정체상태가 안되는 날이 없다;
2. 후지산/하코네/아타미/이즈반도 등등 관광지가 많은 시즈오카현의 특성상, 주말/연휴에는 시즈오카현 쪽으로 가는 동명고속도로는 왕복 어느쪽이든 차량 정체를 각오해야 한다.
3. 주말/연휴에는 평소에 운전 안하는 개나소나(...) 차를 끌고 나오므로, 사고 발생확률이 엄청 높아진다 -_-;
등등의 위험요소가 있다.

안 막히고 가면 우리집에서 고템바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아침에는 오전 4시경에 출발해서 도중에 에비나 SA에서 식사를 하고 갔기 때문에, 20~30분 정도 추가로 걸렸다.

어쨌든 저녁 7시쯤,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고속도로 상태를 보니 이건 뭐 장난도 아니고 -_-;
수도고속도로는 그냥 빨간색(정체상태) 원이요, 주변 고속도로들도 빨강과 오렌지(혼잡상태)로 그냥 얼룩덜룩하다;
도쿄의 바깥쪽을 잇는 외환고속도로도 장난 아니게 벌겋다 -_-;
도쿄 북쪽 외각지역인 우리집은 수도고 루트가 안된다면 바깥쪽으로 돌아 외환고속도로를 타는게 나은데, 이것도 뭐 기대 못할 거 같고...

여기서 내가 마모짱에게 "밤 9시까지 차에서 일단 자자!"고 조언을 했다.
이유는
1. 마모짱 단독운전이므로, 슬슬 체력적으로 한계가 오고 있었다.
2. 지금 가도 지옥, 나중에 가도 지옥이라면 어쨌든 체력보충하고 지옥에 떨어지는 게 낫다.
3. 에비나 SA에서 나가면 쉬어야 될 상황에 휴게소에 들어갈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결국 차에서 1시간 반 정도 휴식.

밤 9시경에 깨어 다시 인터넷으로 고속도로 상태를 확인하니, 여전히 벌겋긴 하지만(...) 우리집에 가는 수도고 루트는 조금만 정체를 각오하면 괜찮을 듯한 분위기였다.
화장실에 다녀와서 출발하려고 엔진을 거는데, 갑자기 차 뒤쪽에서 꽝~! 하는 소리가 났다.
그 순간 마모짱 얼굴에 핏기가 싸악~ 가시더라;;;

무슨 일인지 몰라서 어리버리하고 있는데, 마모짱이 "뒤에서 박았다" 며 급히 차에서 내렸다.

나는 뒤쪽인가 싶어 뒤를 봤는데, 마모짱은 바로 옆에 주차된 회색 경차(나고야 번호) 쪽으로 가서 경차에서 내린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는 거였다.


참고로 3/20의 날씨 상황을 말하자면 바람이 상당히 세게 불었다.
그날 낮에 고템바시에서 들풀 태우는 작업을 하던 지역주민 3명이 바람이 세게 불어 불에 갇혀 사망하는 사고도 났고, 그때 풍속이 순간 16m였다고 한다.
밤이 되자 더욱 더 바람이 세게 불기 시작해서, 우리가 차에서 자고 있을 때도 바람때문에 차가 꺼떡꺼떡 흔들릴 지경이었다;;;

에비나 SA의 주차장은 평면에 주차선이 일직선으로 그려진 게 아니고
차들이 쐐기식으로 주차되도록 비스듬하게 그려진다.
즉, 옆의 회색 차 앞부분이 우리집 텐짱(차 이름; 마쯔다 아텐자 최신형 스포츠모델)의 중간부분쯤에 오게 되어 있다.

회색 차 운전사 아저씨가 차를 타려고 문을 연 순간,
갑자기 심한 강풍이 불어 아저씨가 차문을 놓친거다.
그 차문이 텐짱의 뒤쪽 부분에 심하게 부딪쳐서 쾅! 소리가 난 거였다.

결과는 텐짱 뒤쪽 범퍼에 흠집 크게 2군데. 차체에도 0.5cm 정도 흠집났다고 하는데 난 잘 모르겠다;;;

운전중인 상태가 아니므로 상대편 과실 100%.
역시 나한테도 아무 영향은 없었다.
평소 그다지 운전을 안하는 사람인지, 사고처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더라 -_-;
사고처리경험이 좀 있는 마모짱이 이것저것 다 가르쳐주고 있더란;;;

경찰에 연락하고 보험사에 연락하고... 1시간 정도 기다려서 처리 다하고 겨우 집에 돌아왔다.

그날밤부터 마모짱의 우울증이 지금까지 대폭발중이다;;; (살려줘 -_-;;;)

남은 연휴동안 수리견적을 내기 위해 마쯔다 딜러샵에 갔는데, 견적나온거 보고 입이 딱 벌어지는 줄 알았다;;;
같은 색 범퍼 재고가 없고, 범퍼 자체에 우그러진 곳은 없으므로 지금 범퍼를 떼어내 마쯔다 공장에서 순정컬러로 재도색/재코팅하여 재장착하는 걸로 결정.
그런데 가격이 그냥 죽인다... 공임까지 다 합쳐서 13만엔인가 15만엔인가 나왔다;;;;;;;;;;
그나마 수리기간 일주일쯤 되는데, 그 기간중의 대차(렌트카) 비용은 안 넣은거다 -_-;;;
소유 자동차의 급(그레이드)이 있어서, 비슷한 그레이드의 차를 대차로 선택한다고 하는데
마쯔다 아텐자는 그레이드가 낮은 차가 아니라서(...) 동급 아텐자나 살짝 낮춰 마쯔다 악셀라를 골라야 할 것 같다.
그거 렌트비용까지 넣었다간 엄마야 살려줘~ -_-;;; 하루에 렌트비 1만엔 이상 나온다던데;;;

뭐... 내가 돈내는 거 아니니까 상관없나 ㅋㅋㅋ


차체쪽 흠집은 정비사가 발견 못했는지 일단 견적에 안 넣었는데
마모짱이 집에서 계속 투덜투덜하면서 차체쪽 흠집까지 다시 견적넣어서 차체를 풀로 재도색/재코팅시킬꺼라고 지금 이를 갈고 있다;;; (정비공장 입고예정은 3/27이다)
3/20에 집에 와서부터 잘려고 누우면 계속
"산지 6개월도 안된 새차를 찍어먹다니... 빌어먹을 나고야 영감쟁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이러고 있어서 무서워서 말을 못 걸겠다 -_-;;;


27일에 차 입고시키러 가야 되는데, 어쩔려나 싶다 -_-;;; 난 그날 따라가지 말까;;;


그나저나 나고야 사람들은 진짜로 말끝에 "~나"가 아니라 "~냐"를 붙이더군;
나고야 아저씨가 보험사에 전화하는데 "事故があって(사고가 나서 말이야)"라는 걸
"事故があってにゃ"라고 발음하는데... 차안에서 들으며 이거 웃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하고 한참 고민했다 ㅋㅋ
마모짱도 웃고 싶어서 죽을거 같은데, 피해자 입장에서 웃을수도 없어서 난감했다고;;;



마모짱 말에 따르면, 주행중에 상대편이 이렇게 부딪쳐왔다간 그날로 지옥을 보여줄꺼라고 -_-;;;
임산부인 내가 타고 있으므로, 죽는게 낫겠다 싶을 정도로 갈궈줄거라고 한다;;;

근데 지금 하는 거 보면 진짜 그런 케이스가 되었을때는 주저없이 할 거 같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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