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보고...
낮에 한겹 잠옷바람으로(...) 한시간 정도 밖에 나가서 낫키를 안고 잔디밭 돌의자에 앉아 덜덜 떨며 심하게 흔들리는 건물 로비 유리창을 멍하니 보고 있었습니다만... 어쨌든 지금은 집입니다.
15시경에 발생한 지진 때문에 한번 밖에 나갔다가 아무것도 안 챙겨나온 바람에 추워서 잠시 지진이 멈춘틈에 다시 집에 들어가 핸드폰이랑 제 외투 가져와 낫키를 감싸안고 밖에서 한시간 정도 기다렸습니다.
16시 넘으니 다들 들어가는 분위기고 너무 춥고 아기도 있고 해서 일단 집에 들어왔는데... 그 뒤로도 계속 여진이 이어져서 진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몇번이나 낫키를 안고 집 밖 복도로 뛰쳐나갔는지... 한번은 꽤 흔들려서 엘리베이터 홀까지 뛰어가 계단참에서 여차하면 바로 내려가려고 대기하고 있는데 다행히 잠잠해지더군요.
일본 온지 만 6년이 지났는데 이렇게 심한 건 또 처음입니다.
지금 옆에 물컵에 물 담아 놓아두고 있습니다. 쇼크가 컸는지 아까부터 계속 몸이 흔들리는 기분이 드는데, 물컵에 든 물은 안 흔들리는 걸 보면서 진정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만 방금 또 흔들렸군요. 물컵의 물이 크게 흔들려서 전기난로를 급히 끄고 일어나서 자고 있는 낫키 쪽으로 움직였습니다만... 다시 멈췄습니다.
수도, 전기, 가스(는 될 거 같지만 지금은 별로 켜고 싶지 않네요...)는 멀쩡한데, 도저히 진정할 수가 없습니다.
처음 집에서 뛰쳐나갈 때, 너무 심하게 흔들려서 혼자서 계단을 내려갈 수가 없었습니다. 집이 6층이라는 걸 지금처럼 저주해본 적이 없습니다. 같은 6층에서 뛰쳐나온 청년들이 제 팔을 잡아줘서 겨우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나츠키를 안아주겠다고 했지만 도저히 넘겨줄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가 제 팔에서 떨어지면 금방이라도 비명이 나올 것 같더군요. 1층에서 흔들리는 건물을 멍하니 보면서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버튼을 누르는 손가락이 덜덜덜 떨리는 겁니다. 비명은 어찌어찌 억누르는 게 가능했는데, 그 쇼크가 몸으로 가더군요.
9kg 다되어가는 아이를 안고 엉망진창인 머리에 색도 엄청난 잠옷차림으로 맨발에 운동화 구겨신고... 나중에 진정되면 창피해서 웃을지 모르겠지만 도저히 여력이 없었습니다. 외투는 무슨... 혹시나 싶어 열어둔 문으로 뛰어나가는 게 고작이더군요. 낫키에게 입힐 옷마저 못 가져왔다면 설명이 될까요. 잠시 지진이 멈춘 틈에 덜덜덜 떨면서 6층까지 올라가 외투와 집열쇠, 핸드폰만 겨우 갖고 급히 다시 나왔습니다. 옷갈아입을 정신도 없더군요. 낫키에게 제 외투를 입히고 저는 덜덜 떨면서 바깥에서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집에 들어와서도 집 문을 닫을수가 없었습니다.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른다... 당장 뛰어나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놔야해... 라는 생각만 들더군요. 추위에 덜덜 떨면서 외투를 챙겨입고 낫키도 꽁꽁 싸매놓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답답한지 짜증내더군요. 그래도 어쩔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낫키가 잡니다. 밤에 또 아까같이 심한 지진이 발생하면 어쩌지... 하고 저는 잠을 못 잘 것 같습니다. 집 문을 닫아놓은 게 너무 무섭습니다. 안쪽 문은 열어놨지만 바깥 문은 아무래도 추우니 닫아놨는데, 너무너무 불안합니다.
지하철, 전철, 도로... 전부 멈췄습니다. 일부 재개된 것 같지만 그래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남편은 회사근처에 있나봅니다. 지금 들으니 미타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데 오늘 안에 집에 돌아올 수 있을까요... 혼자 있는 게 너무 무섭습니다. 밤에 또 흔들릴까봐 무섭습니다.
낮에 한겹 잠옷바람으로(...) 한시간 정도 밖에 나가서 낫키를 안고 잔디밭 돌의자에 앉아 덜덜 떨며 심하게 흔들리는 건물 로비 유리창을 멍하니 보고 있었습니다만... 어쨌든 지금은 집입니다.
15시경에 발생한 지진 때문에 한번 밖에 나갔다가 아무것도 안 챙겨나온 바람에 추워서 잠시 지진이 멈춘틈에 다시 집에 들어가 핸드폰이랑 제 외투 가져와 낫키를 감싸안고 밖에서 한시간 정도 기다렸습니다.
16시 넘으니 다들 들어가는 분위기고 너무 춥고 아기도 있고 해서 일단 집에 들어왔는데... 그 뒤로도 계속 여진이 이어져서 진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몇번이나 낫키를 안고 집 밖 복도로 뛰쳐나갔는지... 한번은 꽤 흔들려서 엘리베이터 홀까지 뛰어가 계단참에서 여차하면 바로 내려가려고 대기하고 있는데 다행히 잠잠해지더군요.
일본 온지 만 6년이 지났는데 이렇게 심한 건 또 처음입니다.
지금 옆에 물컵에 물 담아 놓아두고 있습니다. 쇼크가 컸는지 아까부터 계속 몸이 흔들리는 기분이 드는데, 물컵에 든 물은 안 흔들리는 걸 보면서 진정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만 방금 또 흔들렸군요. 물컵의 물이 크게 흔들려서 전기난로를 급히 끄고 일어나서 자고 있는 낫키 쪽으로 움직였습니다만... 다시 멈췄습니다.
수도, 전기, 가스(는 될 거 같지만 지금은 별로 켜고 싶지 않네요...)는 멀쩡한데, 도저히 진정할 수가 없습니다.
처음 집에서 뛰쳐나갈 때, 너무 심하게 흔들려서 혼자서 계단을 내려갈 수가 없었습니다. 집이 6층이라는 걸 지금처럼 저주해본 적이 없습니다. 같은 6층에서 뛰쳐나온 청년들이 제 팔을 잡아줘서 겨우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나츠키를 안아주겠다고 했지만 도저히 넘겨줄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가 제 팔에서 떨어지면 금방이라도 비명이 나올 것 같더군요. 1층에서 흔들리는 건물을 멍하니 보면서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버튼을 누르는 손가락이 덜덜덜 떨리는 겁니다. 비명은 어찌어찌 억누르는 게 가능했는데, 그 쇼크가 몸으로 가더군요.
9kg 다되어가는 아이를 안고 엉망진창인 머리에 색도 엄청난 잠옷차림으로 맨발에 운동화 구겨신고... 나중에 진정되면 창피해서 웃을지 모르겠지만 도저히 여력이 없었습니다. 외투는 무슨... 혹시나 싶어 열어둔 문으로 뛰어나가는 게 고작이더군요. 낫키에게 입힐 옷마저 못 가져왔다면 설명이 될까요. 잠시 지진이 멈춘 틈에 덜덜덜 떨면서 6층까지 올라가 외투와 집열쇠, 핸드폰만 겨우 갖고 급히 다시 나왔습니다. 옷갈아입을 정신도 없더군요. 낫키에게 제 외투를 입히고 저는 덜덜 떨면서 바깥에서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집에 들어와서도 집 문을 닫을수가 없었습니다.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른다... 당장 뛰어나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놔야해... 라는 생각만 들더군요. 추위에 덜덜 떨면서 외투를 챙겨입고 낫키도 꽁꽁 싸매놓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답답한지 짜증내더군요. 그래도 어쩔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낫키가 잡니다. 밤에 또 아까같이 심한 지진이 발생하면 어쩌지... 하고 저는 잠을 못 잘 것 같습니다. 집 문을 닫아놓은 게 너무 무섭습니다. 안쪽 문은 열어놨지만 바깥 문은 아무래도 추우니 닫아놨는데, 너무너무 불안합니다.
지하철, 전철, 도로... 전부 멈췄습니다. 일부 재개된 것 같지만 그래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남편은 회사근처에 있나봅니다. 지금 들으니 미타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데 오늘 안에 집에 돌아올 수 있을까요... 혼자 있는 게 너무 무섭습니다. 밤에 또 흔들릴까봐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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