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薄氷:살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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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미래... 랄까 가족의 미래...

2010. 10. 19. 15:52 | Posted by 薄氷:살얼음
요새 좀 생각이 많다.

결혼해서 둘만 살때는 데이트 기분으로 살아서 그런거 몰라~였는데
아이가 생기고, 아이를 낳고,
아이를 보느라 허덕허덕대는 시기가 지나고 나니
자연스럽게 아이의 미래, 그리고 우리 가족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야만 하는 시기가 왔다.

사실 더 빨리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원래 하기 싫은 건 마감기한 닥쳐야 하는 게 맞는거다 ㅎㅎㅎ

 ... 농담이고.


하여튼 요즘 낫키를 재우고 나서 밤에 마모짱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가 일본인이 아닌 것 + 마모짱이 주류(?) 일본인이 아닌 게 굉장히 명확하게 드러난달까.
내가 모르는 것도 너무 많고... 의아한 것도 너무 많고... 뭐 그렇다.

낫키의 교육문제.
4살(우리 나이로는 만 4살)에 유치원에 보내려고 해도,
정원초과를 우려해서 미리 해당 유치원의 대기명단에 올려둬야 하고
그러려면 이사할지도 모르는 환경에서 대기해봤자 소용없으니
(이사하면 또 그 근처 유치원에 대기명단 올려야 되는데,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경쟁이 심해서 아기때부터 빨리 못 올리면 못 보낸다;)
어딘가에 집을 사서 정착해야 하고.

사립학교는 미친듯이 돈이 많이 드니 그럭저럭 괜찮은 공립학교에 보낼 수 있는 곳을 찾아야하고
진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는 일단 상급학교 면접에서 차별먹을 확률이 심해서(그렇단다;)
가급적이면 괜찮은 공립 진학교를 보내고 싶은데
그러려면 또 경쟁이 심하니 초등학교 상급생쯤 되면 보습학원 보내야 될지도 모르겠고
그건 또 아이한테 어릴때부터 너무 부담주는 거 같아 싫은데...
유치원 보내려면 대기명단에 올려놓아야 하고
중학교 고등학교 입시를 위해서 보습학원을 보내다니
내가 상상한 적도 없고 경험한 적도 없는 일이라 너무 낯설기도 하고...
학교 면접에서 재학중인 학교의 레벨을 따지는 것도 전혀 경험이 없으니 어리벙벙할 뿐이고...
그래도 요샌 또 한국도 다 그렇던가??? 음... 모르겠다.
그런 환경에 낫키가 또 잘 적응하면 모르겠지만
어릴때부터 경쟁에 지쳐서 스트레스 받아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고...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 예의바르고 공부열심히 하면 아이들은 영향을 많이 받으니 역시 그런 환경이 좋을까 싶기도 하고...
그렇지만 엄마가 외국인이라고 이지메하고 그러면 어쩌지 싶고... 아 걱정이 정말 많아진다.

비교적 한적한 도시(시골)에서 살았던 탓인지
마모짱도 나도 너무 도시에 팍 물든 생활은 싫어한다.
그래서 아이는 좀 널찍한 집에서 우리들 자랄 때처럼 자연을 자주 접하면서 크도록 해주고 싶은데
도쿄 도내에서 살려면 맨션(아파트)이건 단독주택이건 토끼장이 친구하자 그러는 넓이일테고
자연이랑 가까운 환경은 진짜 잘 고르지 않으면 힘들테지.
(이타바시구는 결코 환경이 좋은 곳이라고는 말 못하는데
역에서 10분 이내 거리의 실평수 70~80제곱미터(20평대?) 정도의 맨션이 3천만엔대이다;;;)
그렇지만 둘째 낳으려면 집이 너무 작아도 곤란할테고...

우리 죽고 나서 낫키 혼자 세상에 덜렁 남겨진다 생각하면 벌써부터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서워서
둘째 낳아 형제/남매로 서로 의지하면서 살게 해주고 싶은데
낫키 학자금 생각하면 터울 걱정도 해야 하고... 하아 힘들다 진짜.

덤으로 맨션에 살면 관리비 이외 수리적립금도 많이 나갈 뿐더러 (월 1만 5천엔 이상?)
아이가 있으면 소음 문제로 클레임 들어오는 것도 거의 필수란다.
집 리폼이나 수리하는 것도 자치회에서 허가가 나야 하고
실제 토지소유권은 없으니 재개발된다고 치면 불이익이 엄청나다.
중고로 팔때는 심하면 반값까지 떨어진다니 머...
일본은 이미 버블 터지면서 투자목적으로 부동산 사는 건 많이 어려워졌고
일반인은 30년이나 35년쯤 장기 주택론(대출)을 신청해 매월 월세정도 갚아나가면서
거주목적의 집을 사고 있다.
그러니 우리도 35년쯤 장기로 주택대출 신청해서 3천만엔 정도 빌려 단독주택을 사야 하겠지...
아랫집에서 낫키 발소리가 시끄럽다고 항의 들어오는 것도 싫고
그렇게 항의가 들어왔다고 낫키한테 조용히 좀 걸으라고 5분에 한번씩 지적질 하는 건 더 싫다. 뭐야 그게...

그런데 좀 넓게 살려고 하면 도쿄도에서 좀 멀어지는 건 감수해야 하는데
그러면 마모짱 출근시간이 많이 길어지는데다가
당장 치바현/사이타마현 어느정도까지만 가도 완전 자동차 사회라 1인 1대 자동차는 필수고
역에서도 멀어질테니 마모짱이 출근할때 역까지 자동차 쓰면 나도 차는 있어야 하는데
난 면허가 없단 말이지.... 어허허;;;

그런데서는 애 학원 보내고 태권도나 미술이나 가라데나 이런거 보내고 장보러 가고 하려면 차는 필수라는데...

그렇다고 집을 안 사고 월세로 살면 매달 나가는 돈은 그냥 허공에 휙 날라가버리는 게 되니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도 없을테고
월세맨션의 경우 주변 이웃들 질은 더 안 좋은 편이니 아이한테 좋지 않을거 같아 많이 걱정되고...

사실 지금 사는 집 옆집이 열라 짜증난다 -_-
안그래도 대문짝에 방문금지 팻말 걸어놓은 거나
심심하면 경찰 불러서 다른집에서 소리나는 거에 대해 1시간 넘게 따지고 고함지르고 난리치길래
정신병자 비스무레해서 좀 이상했지만,
나한테 직접적으로 뭔가 해오는 게 없어서 그냥 조용히 살았는데
얼마전에 한국 식구들이 왔다가면서 이틀 연짱으로 밤에 우리집 앞에서 고함지르고 ㅈㄹ했다.
언니한테는 암말 안했었지만...;

한국사람들 목소리가 들려서 그런지 첫날은 "여기가 한국 부락이냐!!!"하고 고함질렀다고 하고
그다음날은 낫키가 30분 넘게 울어대서 그런지 아기 들먹이며 고함질렀단다.
나는 방에 문닫고 낫키 재운다고 몰랐는데
마모짱이 갑자기 집 밖에 나가더니 쾅 하고 벽차는 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랐다.
우리집 문여는 소리가 들리니 집안으로 도망쳐 들어갔다고 해서
마모짱이 옆집 벽을 발로 차주고 왔단다.
마모짱 원래 고등학교때 좀 양키였어서 ㅎㅎㅎ 화나면 무서운데 -_-;
무슨 욕 하더냐고 물으니 끝까지 안 가르쳐 주더라.
내가 들었으면 식칼 들고 나갈거 같아서 안되겠다나...

여튼;
그담날은 뭔가 또 해꼬지하면 어쩌지 싶어서 좀 패닉상태였다. -_-
지금은 그냥 그런갑다 하면서 또 살지만;;;

그래도 여기는 앞으로 그리 오래는 못 살 거 같다.
원래 안 그랬는데 올해 들어서 유난히 신경 거슬리는 일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서
(해충 대량발생, 집주변 공원/쓰레기장에 노숙자 증가, 이웃집 소동, 집에 이니셜 G 출현 등등)
슬슬 옮겨야 되려나 싶기도 하고...

음... 이래저래 정말 어렵다.

엄마아빠는 어떻게 우릴 키웠을까 -_-
예전에는 이런거 이거저거 생각 안해도 되니 더 편했을까? 돈문제만 아니면야 머...

낫키 뿐만 아니라 우리가족 모두에게 다 좋은 선택지는 무얼까.
한동안은 계속 이 문제로 고민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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