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薄氷:살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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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못자겠다 -_-

2010. 8. 1. 03:51 | Posted by 薄氷:살얼음
그냥 좀 넋두리...
사실은 이런거 쓰면 다들 걱정할 거 아는데 그래도 이런건 주변에 이야기를 하는 게 좋다고 해서...


어제 나츠키와 나의 6주 검진인데 나츠는 건강하고... 나도 뭐 괜찮았는데 혈압이 좀 높게 나왔다.
의사 선생님이 요새 잠을 못 자냐고 해서 아기 때문에 못 잔다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끄덕.

요새 나츠키는 오전에는 푹 잘 자고, 오후에는 잠투정이 심해지고, 밤에는 잠투정을 좀 하다가 새벽 1시경에 잠들어 아침 6시 반~7시 반쯤에 깬다.
덕분에 나도 매일 대략 5시간 정도 자는 중. 낮에 사실 낮잠을 좀 자줘야 하는데 나츠키가 자다가도 30분 단위로 깨는 바람에 오후에 길게 잘수가 없다. 오전에는 나츠키가 안 매달릴 때 손닿는대로 집안일을 해야 되기 때문에 잘 수가 없고...
그래서 수면시간이 대략 저정도인데... 출산 전에는 5시간 자면 하루종일 거뜬했는데 지금은 5시간으로는 택도 없네;

그냥 좀 우울하다.
마모짱이 나한테 자꾸 완벽하려고 하지 말라는데... 난 전혀 완벽하려고 애쓰지도 않는데.

근데 왜이리 자꾸 엉망진창이 되어가는지 모르겠다. 집도, 나도, 내 가족도...
그냥... 이것저것 다 내 탓인 거 같아서 좀 힘들다.


나츠키는 오전에 병원, 오후에 유모차 사러 다녀왔더니 밤에 평소보다 더 잠을 못 잔다.
피곤해서 잘 잘줄 알았더니 & 차에서는 색색 잘 자길래 괜찮을 줄 알았더니
다녀와서는 있는대로 신경질 짜증을 부리며 사람한테서 떨어지지를 않으려고 하고
밤에는 8시 반쯤에 목욕시키고 12시 반쯤에 겨우 재웠는데 2시에 한번, 3시에 한번 깨서 숨을 컥컥대며 자지러지게 울어댔다.
그나마 몸부림 심하게 치고 팔을 휘둘러 제 얼굴 치고 손으로 제 얼굴 갉으려고 하는 거 안 막았으면 대여섯번은 더 깼을 듯...
이상하게 피곤한데도 잠이 안 오더니... 아무래도 오늘은 못 잘거 같다...
그냥 잤다간 나츠키한테 뭔일 있어도 모를 거 같아서 겁이 나 죽겠다.

어쨌든 요새는 울면 안아서 달래고 다시 재우고... 안 달래고 톡톡 두드려 재울 수가 없다.
톡톡 두드리는 건 듣지도 않고... 온몸을 사정없이 비틀어대면서 얼굴이 벌개지도록 우니까 가만 놔둘수가 없다.
거기다 요새는 자다 깬 울음소리에는 확연히 신경질 기운이 섞여서 엄청 자지러진다.
아기가 비단 찢어지게 우는 기분...
야밤에 조용한데 아기가 신경질적으로 우는 소리가 주변 집에 환히 다 들리면 그게 왠 민폐야. 안그래도 벽 얇은 일본집인데.
그래서 밤에 나츠키가 울면 일단 신경이 팍 곤두선다.

나츠키는 코막히고 가래 걸린 소리가 계속 나는데 소아과 데려가서 물어봐도 그냥 애들 다 그런거다 해서 일단 놔두고 있는데...
아침에 일어날 때나 가끔 엄청 숨막히는 거 같은 액션을 해서 진짜 질식하기라도 하나 싶어 겁이 덜컥 난다.
무섭지만 붙잡고 코 빼주려고 코 안을 보면 정작 아무것도 없고...
근데 애는 가끔 코막히는 소리를 내며 숨을 가쁘게 쉬고 자지러지게 울고...
나보고 어쩌라고...

젖도 요샌 먹다가 심심하면 사레가 들려서 캑캑거리고...
코막히는 거 때문에 더 사레가 자주 들리나 싶어 걱정된다.
사레들릴때도 엄청 오래 캑캑거리고... 아 정말 미치겠다.
요새는 젖도 조용히 안 먹는다. 먹으면서 발버둥질은 있는대로 치고, 팔로 사람을 밀어내고 발로 퍽퍽 찬다.
덕분에 이젠 누워서 먹이는 건 진짜 힘들어졌다. 밀어내고 퍽퍽 차고... 덤으로 옆으로 누우려고도 안 하고, 입과 유두 높이가 안 맞으면 있는대로 짜증을 낸다.
안고 먹일 때도 목에 빳빳하게 힘주고 가슴 반대쪽으로 자꾸 얼굴을 돌리려고 한다. 입가에 뭐 갖다대면 먹고 싶어서 미친듯이 따라붙으면서 왜 먹이려고 하면 딴청이냐고...
 
요샌 신호도 잘 못읽겠다. 특히 밤에 잠이 심하게 올 때는 젖을 찾긴 찾는데 정작 주면 한모금 마시고 신경질내며 울고, 또 한모금 마시고 신경질내고 울고... 결국 안아들고 토닥토닥할때까지 또 신경질내면서 울고...
그러면 또 등줄기에 식은땀이 좍좍 흐른다. 시끄러우니까.
마모짱은 젖이 적어서 그런거 아니냐... 분유타서 먹여봐라... 보리차같은 것도 좀 타서 먹여봐라 하는데
아직 한달 반밖에 안 되어서 유두혼동 올까봐 그건 또 하기 싫고...
키랑 몸무게 느는 거, 젖이 사출되는 거 보면 젖이 적지는 않은데 왜그럴까...
젖많아서 신경질나는 거면 신경질 좀 안내줬으면 좋겠다. 적게 나오는 것보다는 낫지 않냐...

그것도 그렇고 하도 안아서 달래고 재우고 했더니 이젠 나츠키 배랑 가슴에도 땀띠가 나기 시작했다. 내가 미치겠다.

집안이 더워서 그러나 싶어서 또 맘이 무너진다.
그렇다고 잘때 에어컨 팡팡 켜놓을 수도 없잖아... 전기세 문제가 아니라 그닥 좋지도 않은 걸...
그런데 밥에도 진짜 28도는 가볍게 넘을 거 같으니 이게 참 미치겠네...

애가 아프고 불편한 게 다 내가 무지하고 잘 모르는 탓인 거 같아서 우울하다.
근데 어떡해야 하는 거냐고...
다른 엄마들은 다 척척 해내는 거 같은데 왜 나는 이럴까...


마모짱은 일이 바빠서 집 일에 신경도 못쓰고...
전직 업계인이라 그동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 알고 있으니 가사랑 육아 못 도와준다고 투덜거릴 계제도 아니다...
그것도 그렇고 집에서 전업하고 있는데 집 일은 가능하면 내가 다 챙겨야지 어떡하나...
가끔가다 우울해서 울고 있으면 그거 다 받아주려고 애쓰는데 솔직히 내가 미안하다.
요새 마모짱은 진짜 겨우겨우 집에 들어와서 샤워하고 애 조금 보고 쓰러져 자다가 아침에 밥도 못얻어먹고 나간다.
매일 먹는 건 편의점 도시락... 성격상 제대로 된 거 안사먹을 게 뻔하니 또 맘이 아프다.
최소한 아침이라도 제대로 먹자가 내 모토였는데...
이건 뭐 애 데리고 어디 나갈수도 없으니 냉장고에 식재료도 없고...
그나마 있는 건 나츠키가 달라붙어있는 바람에 요리를 못해서 날짜 지나 썩어가던지 겨우겨우 내가 먹어지우고 있고
냉장고 안을 보면 그냥 창피하고 한심하고... 뭐 그렇다.

언니가 화상채팅하면서 농담조로 집 더럽게 해놓고 살지 말라고 했는데... 눈물날뻔했다.
아기도 잘 보고 청소도 깨끗하게 해놓고 빨래도 잘 널어 말려서 삭삭 갈무리하고 적당히 요리도 해서 맛있게 먹고 싶은데
현실은 진짜 말 그대로 시궁창같다... 그나마 빨래는 해서 마모짱 그럭저럭 깔끔하게는 입히고 나츠키 천기저귀는 적당히 잘 쓰고 있으니 어느정도 봐줄만은 한가...

위에 적은 게 완벽한 것도 아니잖아.
내가 남편 진수성찬으로 아침 먹이고 도시락도 예쁘게 싸주고싶다... 아기에 관해서 뭐든지 척척 하고 싶다... 집도 삐까뻔쩍하게 해놓고 살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닌데
왜 하루하루 생활하는 게 이렇게 시궁창같은지 모르겠다.
집안은 온갖 게 다 정리안된 채로 널려있고 나츠키는 나한테 붙어서 떨어지지를 않으려고 하고 자다가 심심하면 발버둥질하면서 비명지르듯 울며 깨고...
남편은 후줄그레한 걸레같은 꼴로 지쳐서 들어오고 지쳐서 나가고...
그냥 이것저것 다 엉망이라 기분이 우울하다.

다 내가 서투르고 솜씨가 없어서 그런 거 같아서 눈물이 난다.
내가 조금만 더 능숙하고 잘 알면 나츠키도 덜 아프고 덜 불편할 거 같고
마모짱도 최소한 아침밥이라도 잘 먹고 다닐 수 있을 거 같고
집도 깨끗하고 정리도 잘 되고 할 거 같은데... 진짜 왜 안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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