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薄氷:살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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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다녀왔음.

2006. 11. 12. 12:22 | Posted by 薄氷:살얼음
토요일 아침에 치과에 갔다.

건강보험을 들어놓고도 일본온지 2년동안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에 겨우 쓸일이 생겼다... 라지만 앞으로 한 몇개월간 계속 쓰게 될 것 같다;;;


작년 10월경에 늦은 휴가를 받아 집에 돌아갔을 때, 이도 살짝 시리고 가벼운 충치도 있고 해서 치과를 갔었다.

그때 칫솔질을 좀 세게 해서 잇몸이 내려앉아 잇뿌리의 신경이 드러나서 시린 거라며, 치료를 하는 게 어떠냐는 얘기를 들었었다.
하지만 치료에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충치 치료만 받고 그냥 일본으로 돌아와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최근 갑자기 양치질 할 때 찬물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이가 시려워졌다.
왼쪽은 괜찮은데 오른쪽 부분은 찬물이 닿으면 저릿저릿하게 아파올 정도로.
그것도 꽤나 신경쓰였는데, 덤으로 오른쪽 어금니 부분이 심하게 아파진 것이다.
아직 이가 아파서 못 자겠다... 라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면 왠지 오른쪽 아래 어금니 부분이 욱신거리고, 적어도 오후가 될때까지는 계속 그런 증상이 반복되고 있었다.


결국 치과를 가봐야 하나... 하는 생각에 동유모를 검색해보거나 타운가이드에서 집주변 치과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아침에 어금니 아픈 건 이 시점을 전후해 싹 사라졌다; 몸사리는거냐 -_-)


무려 30년을 이어오는 대규모 공단 밀집지역이라, 주변에 병원은 소규모 클리닉에서 대형 종합병원까지 총망라해 정말 발에 채일 정도로 많다.
하지만 열 대여섯개 정도의 치과 정보가 역주변 지도상에 드르륵 뜨는 걸 보는 순간 그 기분이란 -_-;

무려 같은 공단내의 건물 1층(상가지역)에도 치과가 2곳이나 있고, 역의 북쪽에 치과 클리닉들이 주르르륵 밀집해 있었다.
그 중에서 최대한 집에서 가까운 곳을 찾다 보니, 걸어서 2, 3분 거리인 공단 바깥에 두 군데의 치과가 있었다. 그 중에서 집에서 더 가까운 병원을 가기로 했다.

병원은 주말에 붐빈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토요일 아침에 머뭇머뭇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건 게 9시 20분쯤이었는데, 전혀 붐비지 않으니까 괜찮단다 -_-;
그래서 10시에 예약을 잡고 9시 50분쯤에 집에서 출발.
신호등 두개만 건너면 병원이다.


개인 치과병원으로 아주 작고 아담했다... 라기보다 정확히 말하면 손바닥만했다(;;;)

한국에서 다니던 치과병원이랑 규모는 거의 똑같았다.
의사선생님 한분에 4~5명의 간호사분들. 침상개수는 3~4개.
하지만 일본병원 쪽이 공간이 더 좁았다.
한국병원처럼 대기실에서 할머니나 아주머님들이 온동네 반상회 분위기 연출하기는 힘들 듯(^^;;;)

선생님은 50대 정도의 남자분이고, 상냥한 말투가 일품(^ㅁ^;)
간호사 아가씨들도 다들 상냥하더라;

침상 하나하나마다 앞에 전부 LCD TV가 달려서 심심하지 않게 되어 있었다. 덕분에 나는 치료받는 짬짬이 PS3 발매 뉴스를 보면서 헤에~하고 감탄하고 있었다(... -_-)

처음에는 치아의 상태 점검.
한국 의사선생님처럼 눈으로만 점검하는 게 아니라, 막대기 같은 걸 계속 입안 여기저기에 갖다대며 점검하고 있었다.
뭐지...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건 카메라였다.
카메라로 치아와 잇몸 부분을 접사촬영해 진찰에 참고하는 거였다.

그리고 뼈의 상태를 보기 위해서 엑스레이 촬영.
일본에서는 엑스레이가 아니라 뢴트겐을 찍는다고 표현하고 있었다.
(이건 남친한테 처음 들어서 알았지만, 병원가서 처음 들으면 좀 의아해할 듯;)
등에 엄청 무거운 담요같은 걸 짊어지고 턱을 촬영대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머리를 고정하기 위해 촬영대에 있는 고정부분을 이로 물고 있으면, 기계가 머리 앞을 한바퀴 돌아가면서 촬영하는 식이었다.

끝나면 다시 침상에 돌아와서 잠시 기다리고,
현상이 끝나면 촬영한 엑스레이 사진을 침상옆 모니터에 붙여둔다.
머리 한바퀴를 다 돌며 촬영한 거라, 내 얼굴의 하반부 뼈가 전부 찍혀있다.
심지어 귀걸이까지 다 찍혀있더라 ^^;;;
신기해서 폰카로 찍었는데, 아직 컴퓨터에 옮기질 못했다 orz

의사 선생님이 돌아와서 엑스레이 사진 점검.
엑스레이 사진은 오른쪽에 있는 진찰대에 붙어 있었는데, 왼쪽에 있는 작은 LCD 모니터를 켜시더니 또 다른 사진을 보여주시는 거였다.
치아와 잇몸의 접사 사진들. (그제서야 아까 막대기의 용도를 알았다.)

검사 결과는...
우선 뼈에는 이상이 없고(치주염이 아닐까 하고 무척 걱정했다. 뼈가 내려앉아버린다니까...)
이가 시린 건 오른쪽 위아래의 송곳니와 그 주변 이빨들의 뿌리가 드러났는데 그게 닳아서 시리게 된 것.
그리고 이가 아픈 건 오른쪽에 예전에 치료했던 부분 주변이 또 충치가 생겨버린 것.
덤으로 이 안쪽 부분에 치석이 좀 쌓여있는데 그건 다음에 스케일링하면 되고, 지금은 아프지 않지만 자잘하게 충치가 많이 생겨 있어서 미리 치료하는 게 좋겠다는 말씀.


일본치과는 한국처럼 하루에 싹 몰아 치료하지는 않는다고 하는 걸 동유모에서 봤다.
환자의 몸에 부담이 가기 때문에, 스케일링같은 것도 나누어서 한다는 듯.
하여튼 전체적으로 성질급한 사람은 못 견딜 정도로 치료가 느리다고 한다.

하지만 난 한국가서 잽싸게 치료받을 시간도 없고 그럴 사정도 안되니까
걍 여기서 치료하려면 여기 법을 따라야지...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란 얘기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어제는 일단 시리지 않게 약을 3회 정도 반복해서 발라주고 왔다.
그 약이 정말 효과가 있어서, 치과에서 입 헹구는 물도 보통 수온이었는데 그걸 바르고 나니 이전보다 훨씬 아픈게 덜했다.
하지만 당분간 오른쪽 약 바른 부분은 조금 주의하라고 한다.
약을 바르고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니까 또 찬 게 막 닿으면 안정이 안된다나;
그리고 어느정도 안정이 되면 코팅을 하던가 해서 치료하고
그 뒤에는 충치치료(사진보니 빨랑 치료하는 게 낫겠더라 orz)
그리고 스케일링도 좀 해주고...


걸린 시간은 일단 30분 정도.
그리고 보험적용했다 -_-
다음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또 예약을 잡았다.
당분간 토요일 오전은 병원생활이구나.... (한숨)

일단 크게 심한 상태가 아니라서 안심했지만,
역으로 이렇게 가벼운 상태인데도 그정도라니 진짜로 심하게 이가 아픈 사람들은 어떻게 견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튼 이리하여 일본 치과병원 첫경험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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