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브 비니거 병
올해 초부터 지인분께서 만드신 수제 비누를 얻어서 계속 사용중이다.
수제 비누를 쓰면...
예전에 그냥 일반 비누를 사용할 때는 날이 건조해지면 다리쪽 피부가 살짝 갈라지는 느낌도 나고, 피부도 꽤 건조해지고, 비누로 손발을 씻으면(얼굴은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손바닥이 건조해져서 버석버석 소리가 날 정도였다.
안그래도 가을 겨울이 되면 정전기로 꽤 고생하는 중인데다가, 씻은 후에 로션을 발라도 전혀 나아지지 않아서, 나중에는 살짝 신경질마저 날 정도였는데.
수제 비누를 사용하게 된 이후로는 샤워 후에도 건조하지 않고, 피부도 예전보다 많이 촉촉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내친김에 머리도 수제 비누로 감고 있는데, 처음 1주일 정도는 꽤 뻣뻣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샴푸로 감고 싶은 생각조차 없어질 정도다.
샴푸로 감고 린스로 헹구고 트리트먼트제나 헤어에센스로 마무리한 머릿결보다, 비누로 감고 식초물로 헹군 머리카락 쪽이 훨씬 가볍고 감촉이 좋다. 건강에도 좋을 테고, 환경에도 당연히 좋고. 일석 삼조.
쓰던 샴푸와 린스는 모직 터틀넥이나 가디건을 손빨래할 때 쓰고 있다(...)
이번에 수제 비누를 만들어주시는 지인 분의 블로그에서 허브 비니거란 것을 보고 나도 만들어보았다.
그냥 식초를 린스 대용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허브 비니거가 훨씬 좋다고 하셔서 그렇다면! 하고 해 본 것이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고..
식초에 민트계열 허브를 담근 후 햇빛에 1주일 정도 두면 노랗게 우러나는데, 그것을 사용하면 된다고 한다. 나는 일단 제일 싼 식초 500ml 2병을 사서 큰 병에 부은 후, 목욕용으로 파는 105엔짜리 허브 중 로즈마리와 페퍼민트를 1봉지씩 담궜다. 한국에서는 제일 싼 식초가 1.8리터에 1천원대라는데, 여기선 500ml에 100엔대.. 아아 비싸 ㅠ_ㅠ
하여튼 저렇게 담가놓고 그 다음날;
바보같이 완성될때까지 쓸 분량도 남겨두지 않아서, 할 수 없이 담근지 하루 된 것을 조금 부어서 썼는데!
그런데!
엘라스틴 한 것보다 머리카락이 더 부드럽다!!!
정말로 깜짝 놀랐다. 평상시에 수제 비누 + 식초의 조합으로도 충분히 머릿결이 부드럽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훨씬 훨씬 더 부드러웠다! 부드러움의 수준이 다르달까... 정말로 엘라스틴 트리트먼트제 듬뿍 발라서 헹군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후의 좀 찝찝한 기름기는 전혀 간데없는 상큼함이란.. ㅠ_ㅠ
게다가 내 머리는 원래 굵고 숱이 많은데다 힘이 있는 편이라 머리카락을 감고 말려도 머리카락 자체가 잘 흐트러지지 않는데, 허브 비니거로 헹구니 머리카락이 너무 부드러워져서 평상시에 비스듬히 눈썹께로 넘어가던 앞머리가 아예 전부 앞으로 내려와버리는 사태가 발생;;;
덕분에 하루종일 앞머리가 어색해서 혼났다;;;
하여튼!
담근지 겨우 하루 된 허브 비니거가 저렇게 효과가 좋다면, 1주일 된 완성품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_<
저 병 다 쓰기 전에 또 식초 사와서 허브에 담궈야지...
그 전에 어디 식초 좀 싸게 많이 살 데 없나... 으으음;